주간 리뷰 30분, 숫자와 목소리를 한 테이블에

출결과 과제 수치, 현장의 목소리를 한 테이블에 놓는 30분 주간 리뷰를 만들기까지의 시행착오를 기록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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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요일 오후 3시, 숫자가 놓치던 것

화요일 오후 3시는 캠퍼스가 잠깐 조용해지는 시간입니다. 초등 하원 차량이 빠져나가고 중등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략 40분. 에픽어학원 캠퍼스의 주간 리뷰는 이 틈에 열립니다. 참석자는 저와 담임 선생님들, 데스크 담당까지 일곱 명이고, 테이블에는 두 가지만 올라갑니다. 지난주의 숫자, 그리고 그 숫자에 붙는 현장의 말입니다.

이 회의가 생긴 계기는 작년 가을의 한 학생이었습니다. 루브릭 화면에서 그 학생의 출결은 4주 연속 100퍼센트였고 과제 제출률도 90퍼센트가 넘었습니다. 숫자만 보면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. 그런데 어느 하원 시간에 Angela 선생님이 지나가듯 말했습니다. “요즘 저 친구가 차 타기 전에 화장실에서 한참을 안 나와요.” 2주 뒤 학부모 상담에서야 반 친구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. 출결 데이터는 몸이 왔다는 사실만 알려 줍니다. 마음까지 왔는지는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압니다. 이 두 정보가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캠퍼스에 없었습니다.

첫 버전은 보고 대회였습니다

솔직히 첫 시도는 실패였습니다. 작년 10월에 시작한 첫 버전은 금요일 저녁, 전원 참석, 반별 순서 보고였습니다. 첫 회의가 68분, 둘째 주는 81분이 걸렸습니다. 다들 자기 차례가 오기 전까지 발표할 내용을 다듬었고, 차례가 끝나면 귀를 닫았습니다. 발표 자료를 만드는 데 쓰는 시간도 반마다 한 시간씩 들었습니다. 3주 차에 한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. “이 시간이면 학부모 전화 두 통을 더 돌릴 수 있어요.” 맞는 말이었습니다. 그 회의는 문제를 찾는 자리가 아니라 잘한 것을 증명하는 자리였습니다. 저는 넉 주 만에 그 포맷을 접었습니다.

지금의 규칙은 다섯 줄입니다

두 번째 버전을 만들며 규칙을 다섯 줄로 줄였습니다. 지금도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.

  • 화요일 오후 3시 시작, 3시 30분 종료. 타이머를 테이블 가운데에 둡니다.
  • 숫자는 회의 전에 읽고 옵니다. 출결, 과제 제출, 상담 로그 세 장을 월요일 퇴근 전까지 공유합니다.
  • 회의에서 숫자를 다시 설명하지 않습니다. 숫자와 다르게 보이는 학생 이야기만 합니다.
  • 학생 한 명에 3분. 결론은 “이번 주에 누가 무엇을 한다” 한 줄로 적습니다.
  • 30분 안에 못 다룬 안건은 다음 주 첫 순서로 넘깁니다.

핵심은 둘째 줄입니다. 읽는 시간과 말하는 시간을 분리하고 나니 보고가 빠진 자리에 대화가 들어왔습니다. 요즘은 대개 26분에서 28분 사이에 끝나고, 한 회의에서 학생 대여섯 명을 다룹니다. 다음 회의는 지난주에 적어 둔 그 한 줄이 실제로 됐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. 그래서 회의록도 따로 없습니다. 한 주에 한 장, 한 줄짜리 결론 예닐곱 개가 전부입니다.

같은 테이블에서만 보이는 것

지난달 회의에서는 데스크의 Eunice가 상담 로그를 짚었습니다. “이 학생 어머님이 2주 사이에 세 번 전화하셨어요. 기록에는 다 결제 문의인데, 통화가 매번 10분을 넘었어요.” 결제 문의가 10분씩 걸릴 리 없습니다. 담임 선생님이 다음 날 전화를 드렸고, 아이가 반 이동 후에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그제야 나왔습니다. 통화 횟수라는 숫자와 통화가 길었다는 데스크의 감각이 같은 테이블에 없었다면 그냥 지나갔을 일입니다. 회의가 끝나고 Angela 선생님이 남긴 말이 이 시간의 쓸모를 가장 잘 요약합니다. “각자 혼자 알고 있던 걸 꺼내 놓고 답을 맞춰 보는 자리예요.”

아직 고치는 중입니다

이 회의도 완성형은 아닙니다. 올겨울 들어 타이머가 30분을 넘긴 주가 세 번 있었고, 그때마다 원인은 같았습니다. 숫자를 미리 읽지 않고 온 사람이 있으면 회의는 다시 보고로 돌아갑니다. 그래서 지난달부터는 월요일 오후에 세 장짜리 요약이 공유됐는지 데스크가 한 번 더 확인합니다. 규칙은 다섯 줄인데, 규칙을 지키게 하는 장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.

다음 실험도 정해 두었습니다. 결석 사유 코드가 여섯 개나 되어 데스크마다 다르게 적는 문제를 이번 달 안에 정리할 예정이고, 플레이핏 쪽 캠퍼스에서도 이 포맷을 가져가 자기 현장에 맞게 고쳐 보고 있습니다. 화요일 오후 3시의 30분이 캠퍼스에서 가장 밀도 높은 시간이 되도록, 매주 한 줄씩 고쳐 가는 중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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